인도철학회(ksip) | 『인도철학』(issn: 1226-3230), k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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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순 * Ⅰ 시작하기 전에. Ⅱ 자이나교의 일체지자와 명상. Ⅲ 고전 순수명상과 일체지자. Ⅳ 탄트라적 일체지자 명상. Ⅴ 전통적 명상의 연속과 비연속성. 요약문 [주요어: *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과 철학박사. [email protected] 인도 제 학파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일체지 획득 가능성을 긍정하며, 일 체지를 완전한 존재성인 해탈의 인식 상태로 기술한다. 그 가운데 무신론의 자력 수행 전통에 있는 자이나교는 해탈자를 곧 일체지자(sarvajña)로 일 컬으며, 교의와 수행의 중심점에 두고 있다. 본 논문은 자이나 수행론의 지향점으로 기능하는 일체지(자)와 관련된 명상을 연구하기 위해 ‘일체지자 명상’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제시한다. 1) 직접적으로 일체지자로 이끄는 명상 2) 일체지자의 명상 3) 일체지자를 대 상으로 하는 명상이라는 3가지 기준에 따라 전통적 순수명상과 후대 탄트 라적 명상인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을 분석하여 비고 고찰한다. 12C 헤마찬드라의 YogaśastraSvopajñavṛtti(自註)는 전통적 수행과 탄트라化된 명상을 망라한 수행논서이므로 이를 기반으로 연구한다. 본고 장에서는 우선 일체지(자) 개념과 일체지를 추구하는 자이나 수 행과 명상론을 살펴보고, 장과 장에서 각각 전통과 비전통의 일체지자 명상에 해당하는 순수명상과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을 고찰하여, 장에서 자이나 전통적 명상과 비전통적 요소의 혼재와 변형에 관해 비교 고찰할 것이다. 순수명상은 2단계의 완성에서 일체지가 현현하고, 3-4단계 에서는 일체지자가 행하는 무여열반(無餘涅槃)의 기법을 극명히 보여준다. 이 단계에서는 물질적 업(業)의 지멸을 통해 무종자 삼매를 완전히 실현한 다. 한편 당대 탄트라 명상 체계의 틀에 명상의 대상으로 자이나 일체지자 (지나)를 배치한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에는 무종자 삼매 단계가 없 다. 이렇게 탄트라化된 일체지자 명상은 전통적 명상론과 내적으로는 비정 합적이지만, 엄격하고 엘리트적인 전통 명상이 탄트라化 되면서 대중화되 어 개방되어갔다는 의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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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ttp://doi.org/10.32761/kjip.2019..57.004 인도철학 제57집(2019.12), 141~179쪽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__고전 명상에서 탄트라적 변용에 이르기까지__

    양영순*1)

    Ⅰ 시작하기 전에. Ⅱ 자이나교의 일체지자와 명상. Ⅲ 고전 순수명상과 일체지자. Ⅳ 탄트라적 일체지자 명상. Ⅴ 전통적 명상의 연속과 비연속성.

    요약문 [주요어: 일체지자 명상, 일체지(자), 순수명상,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 자이나 탄트리즘, 요가샤스트라]

    *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과 철학박사. [email protected]

    인도 제 학파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일체지 획득 가능성을 긍정하며, 일체지를 완전한 존재성인 해탈의 인식 상태로 기술한다. 그 가운데 무신론의 자력 수행 전통에 있는 자이나교는 해탈자를 곧 일체지자(sarvajña)로 일컬으며, 교의와 수행의 중심점에 두고 있다.

    본 논문은 자이나 수행론의 지향점으로 기능하는 일체지(자)와 관련된 명상을 연구하기 위해 ‘일체지자 명상’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제시한다. 1) 직접적으로 일체지자로 이끄는 명상 2) 일체지자의 명상 3) 일체지자를 대상으로 하는 명상이라는 3가지 기준에 따라 전통적 순수명상과 후대 탄트라적 명상인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을 분석하여 비고 고찰한다.

    12C 헤마찬드라의 Yogaśastra와 Svopajñavṛtti(自註)는 전통적 수행과 탄트라化된 명상을 망라한 수행논서이므로 이를 기반으로 연구한다.

    본고 Ⅱ장에서는 우선 일체지(자) 개념과 일체지를 추구하는 자이나 수행과 명상론을 살펴보고, Ⅲ장과 Ⅳ장에서 각각 전통과 비전통의 일체지자 명상에 해당하는 순수명상과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을 고찰하여, Ⅴ장에서 자이나 전통적 명상과 비전통적 요소의 혼재와 변형에 관해 비교 고찰할 것이다. 순수명상은 2단계의 완성에서 일체지가 현현하고, 3-4단계에서는 일체지자가 행하는 무여열반(無餘涅槃)의 기법을 극명히 보여준다. 이 단계에서는 물질적 업(業)의 지멸을 통해 무종자 삼매를 완전히 실현한다. 한편 당대 탄트라 명상 체계의 틀에 명상의 대상으로 자이나 일체지자(지나)를 배치한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에는 무종자 삼매 단계가 없다. 이렇게 탄트라化된 일체지자 명상은 전통적 명상론과 내적으로는 비정합적이지만, 엄격하고 엘리트적인 전통 명상이 탄트라化 되면서 대중화되어 개방되어갔다는 의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 142 ∙ 印度哲學 제57집

    Ⅰ. 시작하기 전에

    모든 것을 아는 전지성(全知性, omniscience) 즉, ‘일체지성’이 서양에서는 주로 신에게 부여되었기에 일체지의 가능성과 양상에 관한

    논의는 주로 신학적인 문제에 국한되어 있다. 그러나 인도의 제 학파 및 종교에서는 일체지성을 자파(自派)의 궁

    극적 인식 상태를 기술하는데 사용하여, 이미 우파니샤드에 범아일여의 앎을 곧 일체지(sarvajñāna)로 기술한다.1)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자력 수행을 통해 깨달음과 해탈을 성취한다고 믿는 무신론의 자

    이나교는 이 일체지성을 인간에게 가장 완전한 형태로 부여하고 있

    다. 자이나교에서 일체지자와 일체지가 차지하는 역할은 다른 어떤 파

    보다도 중요해 보인다. Jacobi는 sarvajña라는 개념이 베다에는 보이지 않고 우파니샤드에 비로소 편입되었는데, 타 파에 비해 일체지(자) 관념이 차지하는 무게와 위치를 감안하면 이는 슈라마나 전통 중에서

    도 자이나교의 핵심 관념이라고 본다. Jaini 역시 일체지 관념이 자이나교에서 비롯되어 불교를 넘어 브라마나에 유입된 것으로 결론짓는

    다.2)

    1) 근본 우파니샤드에서 sarvajñatā는 31회나 나타난다. 이 용어는 주로 자아에 관한 지식, 혹은 신과 신성들의 일체지를 의미한다. Sing(1974) p. 38. Shastri(1990) pp. 381-383. 이외에 요가학파의 중심 경전인 요가수트라 3장에서는 요가행자의 초능력을 열거하다가 3장 49송에서 순수정신을 깨닫는 식별지 획득이 곧 일체지자가 되는 것이라고 기술한다. 한편 유사하게 요가행자의 초능력을 인정하는 니야야 바이쉐시카파는 요가행자와 신(神)의 일체지를 구분하며, 해탈의 인식을 무속성(無屬性)으로 정의하기 때문에 일체지는 해탈자의 궁극적 인식보다 한 차원 낮은 것으로 위치시킨다. T. G. Kalghatgi(1961) p. 127.

    2) Jaini(2001) p. 97-119. 이에 대해 川崎信定은 역으로 불교로부터의 유입과 발전을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43

    신의 인식태가 아니라, 인간에게 성취가능한 영역으로 열린 일체지는 자이나 수행의 지향점이자 견인차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인간에게 열린 일체지의 가능성과 현실에는 큰 간극이 있다. 자이나교의 점수(漸修) 수행체계인 구나스타나(guṇasthāna)에 따르면 마지막 13, 14단계에서야 순수명상을 통해 일체지가 현현하는데, 완고한 전통적 문헌에서 현 시대(yuga)는 칼리유가(kaliyuga, 말법 시대)에 해당하기에 더 이상의 일체지자는 출현할 수 없다고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2C 당대 탄트리즘의 영향을 반영하는 자이나 수행론서 Yogaśastra(이하 YŚ)는 이와 달리 전통적 단계를 모두 뛰어넘어 일체지자가 될 수 있는 명상법을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YŚ는 칼리시대의 일체지자라는 별칭을 가졌던 헤마찬드라(Hemacandra)가 지어서 당시 왕인 쿠마라팔라(Kumālapāla) 왕에게 제출했던 수행론서이다. 이 수행론서에는 자이나 전통적인 수행론과 요가 명상 뿐 아니라 탄트라적인 당대의 요가 명상론이 모두 반영되

    어 융합되어 있다.3) 본고는 YŚ를 토대로 자이나교에서 이 일체지(자)에 도달하는 명

    상을 어떻게 제시했는지 밝히고자 한다. 일체지(자)가 자이나 수행론의 정점에 있는 이념적이고 실제적인 지향점이므로 원론적으로

    일체지자가 되는 수행 범위를 자이나 수행 전체로 설정할 수 있지

    만, 일체지자로 변모되는 지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명상에 초점을 두어 연구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일체지자 명상’이라는 용어와 범주를 제시하고, 이에 해당하는 두 이질적인 명상을 비교 고찰함으로써 자이나 명상론의 특징과 변천의 한 국면을 드러낼 것이다.

    ‘일체지자 명상’이란 일체지(자)와 명상 개념의 관계에 따라 3가지

    주장하지만 근거가 약해 보인다. 川崎信定(1993) p. 74ff.3) 헤마찬드라는 탄트리즘이 득세하던 12C에 라자스탄 차루키야(Chalukhya) 왕조의

    쿠마라팔라왕을 도와 자이나교를 국교로 만드는데 공헌한 국사이자 뛰어난 학승

    이다. Yogaśastra의 요가 명상론에 관한 양영순(2019)의 연구 참조.

  • 144 ∙ 印度哲學 제57집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1) 일체지(자)를 성취시키는데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명상, 2) 일체지자가 행하는 명상, 3) 일체지자를 대상으로 하는 명상4)이다.

    본고에서 고찰할 고전시기와 후대의 두 명상은 정확히 위의 범주

    에 해당한다. 고전시기의 전통적인 4단계로 구성된 순수명상(śukla-dhyāna)과 후대 탄트리즘이 발전되어 새롭게 생겨난 다양한 자이나 탄트라 명상 가운데에 일체지자(=지나)를 관상하는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rūpastha-rūpavarjita-dhyāna)을 통해 일체지자 명상의 핵심을 포괄적으로 고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헤마찬드라의 YŚ 및 自註인 Svopajñavṛtti(이하 SV)를 중심으로 하되 4-5C 우마바스티(Umasvati)의 Tattvārthasūtra(이하 TS)등을 통해서도 그 내용을 살펴볼 것이다.

    본고는 Ⅲ장에서 순수명상에 나타난 일체지(자)의 명상을 분석 고찰하고, 이어서 Ⅳ장에서 당대 탄트리즘의 조류에 영향받아 자이나 내부에서 생성된 탄트라적 일체지자 명상을 분석하여 이 둘의 연속성

    과 불연속성 및 자이나 일체지 명상의 특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Ⅱ장에서 자이나교의 일체지(자) 개념 및 수행체계와의 관련성을 살펴보고, 일체지자 명상의 기준을 정의할 것이다. 그런데 두 명상은 각각 전통적 자이나 명상론과 탄트리즘의 영향을 받은 비전통

    4) ‘3) 일체지자를 대상으로 하는 명상’에 관해 일체지자의 가르침을 대상으로 하는 명상까지 확장하여 고려해볼 수도 있다. YŚ 10.8에서 고전 다르마 명상의 첫 번째인 일체지자의 가르침에 대한 명상이 있다. “먼저 [지나인] 일체지자의 가르침에 대해 숙고할 때, [변칙에서 자유로우며, 그리하여 신뢰할만한 다른 인식수단(pramāṇa)에 의해] 반박되지 않는 것, 그리고 [결과적으로] 범주, [유정(有情, jīva)등]에 대해 실로 [숙고하는] 것을 [일체지자의] 가르침에 대한 명상(ājñā-dhyāna)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고전 다르마 명상의 과보는 해탈(=일체지)을 직접적으로 성취시키지 않으며, 천상에서의 탄생에 한정되므로 본고에서는 ‘일체지자 명상’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는다.(YŚ 10.21-24) 반면 헤마찬드라에 의해 탄트라적 다르마 명상 범주에 포함된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은 그 자체로 일체지자와의 동등성을 부여하고 해탈로 이끄는 명상으로 제시되므로 이 명상은 일체지자 명상

    에 해당한다.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45

    적 명상론을 대표하므로, 각 명상론을 고찰함에 있어서 몇 가지 기준점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마지막 Ⅴ장에서는 종합적으로 비교 고찰할 것이다. 본고는 일체지자 명상에 있어서 ‘명상의 조건 및 자격, 방법과 과정, 심지멸(心止滅)의 메커니즘, 삼매와 업의 관계, 탄트라화한 명상과 전통적 명상의 비교’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고찰할 것이다.

    Ⅱ. 자이나교의 일체지(자)와 명상

    1. 일체지자와 일체지의 의미

    자이나교에서 일체지자를 가리키는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용어

    는 sarvajña와 kevalin(독존자)이지만5), 이외에 많은 동의어가 있다.6) 고층성전에 ‘예리한 지혜를 가진 자(āśuprajña)’, ‘무한한 눈을 가진 자(anantacakṣus)’, ‘완전한 지혜를 가진 자(abhibhūyajñānin)’를 일체지자로 기술하기도 하고, 헤마찬드라의 동의어집인 Abhidhānacin-tāmaṇi에 열거된 24종 동의어 가운데 인식론적 의미를 가진 것으로는 ‘삼세의 사물을 아는자(trikālavit)’, ‘모든 것을 보는 자(sarvadarś-i

    5) 자이나 고층성전어인 아르다마가디(Ardhamagadhi)로는 ‘savvaṇṇu, kevali’라고 한다. 그런데 고층성전부터 ‘sarvajña와 kevalin’이 밀접한 동의어로 혼용된 것은 자이나교의 카르마론과 해탈론에 따라 이해할 수 있다. 자이나교는 영혼과 물질의 이원론에 입각하여, 물질(카르마)의 정화와 분리를 수행의 척도로 삼기 때문에, 영혼만이 홀로 독존할 때 비로소 영혼의 본성과 절대적 인식이 현현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층성전에서 독존(kevala)에 智가 부기되지 않아도 독존만으로 ‘완전한 지식(kevala-jñāna)을 의미한다.

    6) “마하비라의 일체지를 정의하는 우리의 작업은 쉬운 편이다. 왜냐하면 ‘kevala-jñāna’라는 정확하고 단일한 용어가 자이나의 거의 모든 텍스트에서 티르탕카라든지 아라한에게 모두 통용되기 때문이다.” Jaini(2000) p. 102.

  • 146 ∙ 印度哲學 제57집

    n)’가 있다.7) 이외에 자이나 성전을 모두 아는 ‘성전 일체지자 (sutra kevali), 싯다(siddha; 성취자), 아라한(arhat), 그리고 티르탕카라(tīrt-haṅkara)’ 역시 일체지자의 동의어이다. 이 가운데 티르탕카라는 일체지자 가운데 타인을 위한 구제 활동을 선택한 마하비라나 붓다와

    같은 일체지자를 지칭하며, 영웅 및 승리자를 뜻하는 대중적인 용어인 지나(jina)와 함께 가장 널리 쓰인다.

    일체지는 말 그대로 ‘일체에 대한 앎’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체(sarva)가 무엇을 지시하느냐에 따라 자이나교 내부에서도 일체지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크게 3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할수 있다.

    첫째, 주류인 백의파는 일체(sarva)를 말 그대로 존재하는 모든 것으로 해석한다. 존재하는 것은 곧 실재(sat)이며, 이는 6가지 실재론으로 요약된다. 자이나교에서 6종 실재는 영혼, 물질, 다르마(운동원리), 非다르마(정지원리), 허공, 시간으로 구분되기에, 우주는 영혼과 물질이 시공간의 법칙에 따라 운동하고 정지하며 상호작용하는 총합이라

    고 할 수 있다. 즉, 실재는 실체(dravya)들의 관계이며 총합이다. 그런데 영혼과 물질이라는 실체는 영원한 본성(guṇa)과 변화하는 양태(paryāya)로 구성되므로 실체들이 삼세(三世)에 걸쳐 변화하는 양태까지 알아야만 완전한 앎, 즉 일체지이다. 일체지자는 실체의 본성뿐 아니라 그것이 시공간에 따라 다른 실체들과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는

    양태 모두를 아는 자이다. 이것이 TS 1. 30에서 간략히 정의된 “실체에 관한 모든 양태를 아는 것이 일체지”8)라는 정의의 의미이다.

    둘째, 비주류인 공의파 신비주의 전통의 쿤다쿤다(Kundakunda, 1~3C)등이 형성한 견해이다.9) 쿤다쿤다는 앞의 백의파의 일체지를

    7) 藤永伸(2001) p. 206.8) sarvadravyaparyāyeṣu kevalasya// TS 1.30.9) 공의파에서 순수 영혼의 자각을 중시하는 신비주의적 전통은 쿤다쿤다 이외에

    TS에 대한 주석서인 Sarvārthasiddhi를 지은 저명한 푸즈야파다(Pūjyapāda)와 요긴두(Yogindu)의 저작에서 잘 나타난다.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47

    세속적(vyavahāra) 일체지로 분류하고, 궁극적(niścaya) 차원의 일체지는 오직 순수 영혼(ātman)에 의해 순수 영혼만을 인식한다고 주장한다.10) 일체지자가 비록 현상차원에서 모든 대상을 알고 있더라도, 절대적 차원에서 그는 순수한 영혼만을 인식하고 있으며, 본질적으로 세간적 앎에 대해 무심하다는 것이다.11) 그러나 쿤다쿤다의 견해가 언뜻 베단타의 이제설과 유사해보이더라도, 자이나교가 다원론적 실재론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일체지자가 자신의 영혼만을 인식하고 있

    더라도, 이 세계의 실재성을 환영(마야)으로 치환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영혼을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셋째, 하나에 대한 완전한 앎이 곧 일체지가 된다는 견해이다12). 예를 들어 눈앞에 있는 어떤 사물(A)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A를 구성하는 모든 조건을 알아야하는데, 이를 위해서 ‘not A’에 대한 앎이 수반된다. 이 합은 곧 우주 전체(sarva)가 되며, 이 해석은 결국 첫 번째 백의파의 견해와 같아진다.

    10) “세속적(vavahāraṇa) 관점에서 일체지자는 모든 것을 알고 보지만, 궁극적(ṇiyam) 관점에서 일체지자는 [영혼] 자신을 알고 본다.” jāṇadi passadi savvaṃ vavahāraṇaeṇa kevali bhagavam/ kevalaṇāṇī jāṇadi passadi ṇiyameṇa appāṇaṃ// Niyamasāra 159.

    11) “일체지자(kevalī)가 [모든 것을] 알고 볼지라도 의도를 내지 않으므로, 일체지자는 카르마의 속박에서 자유롭다고 말해진다.” jāṇaṃto passaṃto ihāpuvvaṃ ṇa hoi kevaliṇo/ kevliṇāṇi tamhā teṇa du so ‘vaṃdhago bhaṇido// Niyamasāra 171. 같은 내용이 쿤다쿤다의 Pravacanasāra 1.52, Samayasāra 5.4.167에서 설명된다.

    12) je egaṃ jaaṇai se savvaṃ jaaṇai je savvam jaaṇai se egam jaaṇai// Āyāraṅga 1.3.4. 藤永伸(2001) p. 25 재인용. 하리바드라(Haribhadra)가 Ṣaḍdarśana-samuccaya에서 “당신이 모든 것을 알지 못하면 그것의 전체 속에서 하나를 알 수 없다. 그리하여 하나와 전체는 원래 연결되어 있으므로, 하나에 관한 지식은 모든 것에 관한 지식을 의미한다”라고 말한 것과 관련된다. Singh, R. J.(1974) p. 58 참조.

  • 148 ∙ 印度哲學 제57집

    2. 일체지 추구의 수행체계와 명상

    자이나교의 해탈도는 삼보(三寶, triratna) 즉, 정견(正見), 정행(正行), 정지(正知)로 요약된다.13) 바른 견해와 신앙을 갖추고 행하는 바른 수행을 통해 완전한 앎(일체지)에 도달한다는 체계가 수행의 전통적 방향성인 것이다. 특히, 정행 없이는 영혼의 정화와 각 단계에서 드러나는 영혼의 인식(투시, 타심지, 일체지)은 불가능하므로 자이나교는 기본적으로 철저한 점수점오론(漸修漸悟論)에 입각해 있다.

    전통적으로 정행은 외적 내적 고행(tapas)으로 열거되는데, 고행을 따로 정고(正苦, saṃyak-tapas)라고 하여 4보(四寶)로 강조하기도 한다.14) 자이나 교의와 수행론을 체계화한 우마스바티의 TS에서 12종 고행은 “외적 고행: 완전 단식, 부분 단식, 음식 제한, 음식 절제, 쾌락의 절제, 육체적 고행이며, 내적 고행: 스승에 대한 귀의와 참회, 수행자에 대한 존경, 보시, 성전 학습, 카욧사르가(kāyotsarga), 명상(dhyāna)”으로 열거된다.15)

    그런데 고행 중에서 해탈의 직접적 원인은 마지막 ‘명상’에 국한된다. 삼보 가운데 바른 수행과 고행이 해탈을 위한 구체적 실천도이지만, 그 가운데 명상이야말로 해탈의 내적 원인이 된다.

    13) “해탈은 [인간의] 4종 목적 중에서 최상이며, 요가는 그것의 수단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른] 지식과 신앙과 행동으로 이뤄진 3가지 보물이다.” caturvarge ‘graṇīr mokṣo yogas tasya ca kāraṇam/ jñānaśraddhānacāritrarūpaṃ ratnatrayaṃ ca saḥ// YŚ 1.15.

    14) Uttaradhyāya-sūtra 28.2-3에 해탈도와 정고에 대한 다음의 기술이 있다. “정지와, 정견, 정행, 그리고 고행: 이는 완전지를 지닌 지나에 의해 알려진 길이다. 이해와 믿음과 행동과 고행, 이를 따르는 영혼들은 해탈에 도달한다” Jacobi(1984) 역, Cort(2001) p. 118 참조.

    15) anaśana-avamaudarya-vṛttiparisaṃkhyāna-rasaparityāga- viviktaśayyāsana-kāyakleśā bāhyaṃ tapaḥ// prāyaścitta-vinaya-vaiyāvṛttya-svādhyāya-vyutsarga-dhyānāny uttaram// TS 9.19-20. Cort(2001), Williams(1998).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49

    명상이란 최상이 신체적 강건함을 지닌 자의 마음이 한[대상]에만 향하고(ekāgracintā), [카르마 등이] 지멸된(nirodha) 상태이다. [지속시간은] 48분정도(1무흐르타)이다. 이에는 고뇌명상, 해악명상, 다르마 명상, 순수명상이 있다. [이 중] 뒤의 2종이 해탈의 원인이다.16)

    여기에서 의식이 한 대상에 집중되어 있는 심일경성(心一境性, ekāgracintā)의 특징을 지닌 명상은 미세한 업물질을 신속하게 지멸(止滅, nirodha)시키는 힘을 가지므로, 명상이야말로 해탈을 위한 직접적 고행이다. 전통적 명상론을 체계화한 TS에서 명상은 고뇌명상, 해악명상, 다르마 명상, 순수명상 4종으로 제시되지만,17) 괴롭고 해로운 것에 대한 직시와 분별로 이뤄진 앞의 두 명상은

    후대 명상론에서 올바른 명상의 범주에서 누락된다. 다르마 명상은 [지나의] 가르침[=교의], 카르마의 결과의 악함, 카르마의 성숙, 우주의 구조에 대해 사유 명상하는 것이고18), 순수명상은 다양한 개념, 단일한 개념, 미세한 작용이 있는, 모든 작용이 지멸한 4종류의 명상이다.19)

    그런데 TS에서 명상은 카르마의 정화 수준에 따른 영적 진보 단계 이론인 14단계 구나스타나(guṇasthāna)20)과 관련되어 설명된다.21) 간략히 설명하자면, 구나스타나 4단계에서 정견이 발생하

    16) uttamasaṃhananasya-ekāgracintā-nirodha dhyānam/ āmuhūrtāt/ ārta-raudra-dharma-śuklāni/ pare mokṣahetū// TS 9.27-30.

    17) 양영순(2019) p. 46의 ‘[표 2] TS에 나타난 자이나교 4종 명상’참조.18) ājñā-apāya-vipāka-saṃsthāna-vicayāya dharmam apramatta-saṃyatasya/

    upaśānta-kṣīṇakaśāyayoś ca// TS 9.37-38.19) pṛthaktva-ekatvavitarka-sūkṣmakriyāpratipāti-vyuparatakriyānivṛttīni// TS

    9.41. 20) 구나스타나론은 기원전 3-4세기에 영혼의 단계(jīvasthāna)라고 하여

    Samavāyāṅgasūtra 14.5에 언급된 적이 있으며, TS 이외에도 10C Gommatasāra에서는 상세히 논의된다. Rai Bahadur(1927) pp. 56ff, Prajñā(2017) p. 74 참조.

    21) 양영순(2019) p. 47의 ‘[표 3] 4종 명상과 구나스타나’ 참조.

  • 150 ∙ 印度哲學 제57집

    고, 정행에 따라 상응하는 영적 진보 및 부분적인 정지가 발현되면서, 13단계에서 정지의 완성태인 일체지가 발생한다. 13단계와 14단계는 이제 활동성이 있는 유여열반의 일체지자(sayoga-keva-lin), 무여열반의 일체지자(ayoga-kevalin) 단계로 구분된다. 구나스타나론에서 정행은 4단계부터 14단계에 모두 적용되지만, 해탈의 내적 원인이 되는 다르마명상과 순수명상은 7단계부터이다. 구나스타나 7-14단계와 다르마-순수명상 단계의 대응을 살펴보면, 결국 다르마 명상은 구나스타나 7-12단계에서 행하는 명상이고, 순수명상은 10-14단계에서 행할 수 있다. 즉, 전통적 다르마 명상은 일체지자가 행하는 명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YŚ는 7장부터 마지막 12장까지 다양한 명상대상을 포괄하는 4부류의 탄트라적 다르마 명상 ⇨ 고전적 다르마 명상 ⇨ 순수명상 ⇨ 아마나스카(무심) 명상이라는 순서대로 명상론을 전개한다. 특히 헤마찬드라는 YŚ, SV에서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을 ‘탄트라적 다르마 명상’이라는 범주에 포함시켰다. ‘탄트라적’이라는 기존에 없는 새로운 범주를 부여한 함으로써 기존 전통적 다르마

    명상과 이질적인 명상을 융합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적합성에 관해서는 본고 Ⅳ장 이하에서 고찰할 것이다.헤마찬드라는 YŚ 7장 1송부터 본격적인 명상론을 설명하기에

    앞서 ‘명상의 지식’인 명상자의 자질과 대상과 결과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명상 대상에 따라 결과가 상응하기 때문에 바른 조건을 갖춘 명상자가 어떤 명상 대상에 집중하느냐가 중요하

    다.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51

    Ⅲ. 고전 순수명상과 일체지자

    1. 순수명상(śukla-dhyāna)의 조건

    12C의 백의파 학승인 헤마찬드라가 자이나 수행론과 요가 및 명상론을 집대성한 YŚ와 주석 Svopajñavṛtti(이하, SV)의 11장은 순수명상을 주제로 한 장이다. 11장에 나타난 순수명상론은 TS부터 정초된 전통적인 순수명상론을 계승하고 있다. 또한 SV 11장은 TS뿐 아니라 전통적 4종 명상을 상설하는 문헌 Dhyānaśataka(명상백송)22)을 인용한다.

    SV 11.1은 다르마 명상의 과보는 주로 천상에 환생하는 복락과 관련된 것이지만, 순수명상의 과보는 오직 영혼의 궁극적 해탈이라고 구분한다.23) 다르마 명상은 해탈을 획득하는 간접적인 원인까지만 그 역할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해탈의 직접적인 명상은 순수명상인 것이다.

    YŚ는 순수명상을 행할 수 있는 조건에 관해 매우 엄격한 2가지 조건인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제시한다. 그것은 특수한 종류의 강건한(saṃhanana) 신체24)와 전통적인 푸르바(pūrva)성전25)을

    22) 6세기 공의파의 지나바드라(Jinabhadra)가 마하라슈트리어(Māhārāshtrī)로 쓴 고전적 명상론서.

    23) “지금까지 천상과 [간접적인(pāramparyeṇa)] 해탈[을 획득하는] 원인이 되는 다르마 명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제 해탈의 유일하고, [최종적인] 원인이 되는 순수명상을 설명해야 한다.” svargāpavargahetur dharmyadhyānam iti kīrtitaṃ tāvat/ apavargaikanidānaṃ śuklaṃ ataḥ kīrtyate dhyānam// YŚ 11.1.

    24) 신체의 강건함이란 6종의 신체 조건 가운데 구체적으로 관절이 마치 바즈라처럼 강건하게 형성되어 있는 상태(vajraṣabhanārāca-saṃhanana)를 말한다. 양영순(2019) p. 229 주 722 참조.

  • 152 ∙ 印度哲學 제57집

    모두 통달한 자여야 한다는 것이다.26) 그런데 두 번째 자격자는 자이나교의 전통에 따르면 현세에 이

    미 단절되었다. 푸르바 성전은 1-24대의 모든 티르탕카라의 가르침을 담은 것으로서, 이미 기원전 3C에 성전 일체지자인 바드라바후(Bhadrabāhu) 이후엔 전승이 끊어졌기 때문에, 이미 12C 당시에도 더 이상 순수명상을 행할 자가 없게 된다. 그런데 헤마찬드라는 전통적인 TS의 순수명상론을 계승한 YŚ에서 이 견해를 기술하는 동시에 주석서 SV에서 수행의 가능성을 언급한다. 푸르바 성전을 몰랐던 마사투사(Māṣatuṣa)와 여성인 마루데비(Marudevī)27)같은 수행자가 순수명상을 행한 내용을 거론한 것을 보면, 헤마찬드라 자신은 순수명상의 자격을 현실적으로 개방할 여지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하에서 살펴볼 4단계 각각의 순수명상을 행하는 자

    격자는 순수 명상 자체는 위의 신체적, 정신적 조건을 갖춘 자가 시작할 수 있는데 1, 2단계는 신구의의 활동성을 가진 수행자, 3단계는 미세한 신체적 활동만 남은 일체지자, 4단계는 모든 활동이 지멸된 일체지자가 행할 수 있다고 구분된다.28)

    25) 양영순(2019) p. 229 주 720 참조.26) “우선 신체적으로 강건하고 [모든] 푸르바 [성전]을 통달한 사람만이 이

    [순수명상]을 수행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식적으로] 매우 약한 [일반적인] 자들은 그런 조건하에서 [순수명상에 필요한] 안정성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idam ādimasaṃhananā evālam pūrvavedinaḥ kartum/ sthiratāṃ na yāti cittaṃ katham api yat svalpasattvānam// YŚ 11.2.

    27) SV 11.2에 나오는 이 두 인물은 YŚ 1.11, 11.13에서도 언급된다. 이 두 인물에 대한 언급의 유의미한 이유는 공의파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해탈불가능성을 고

    수하지만, 백의파는 이미 1대 티르탕카라의 어머니인 마루데비를 해탈한 여성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를 헤마찬드라가 언급한 점에서 폐쇄적이지 않은 그의 수

    행론을 엿볼 수 있다. 28) “[순수명상] 1단계는 [신체, 언어, 마음 중 한 가지 이상] 활동을 지닌 자와

    [성전의 일부를] 암송할 수 있는 자를 위한 것이다. 2단계는 한 가지 활동[만을] 지닌 자, 3단계는 [매우 미세한] 신체적 활동을 지닌 [일체지]자 , 4단계는 모든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53

    여기에서 3, 4단계 순수명상은 일체지자를 위한 명상이지만, 2단계 순수명상이 완성되는 극점에서 일체지가 발생하여 일체지자

    가 되기 때문에 이하에서 1, 2단계와 3, 4단계를 구분하여 고찰할 것이다.

    2. 1-2 단계 순수명상과 일체지의 발생

    1) 1, 2단계의 순수명상

    1단계 순수명상은 다양한 양태를 그 대상으로 삼는다. 성전에서 가르친 한 대상(dravya)이 지닌 무수한 양태(paryāya)를 관찰하고 집중하는 명상이다.

    성전에서 [선택한 단일한] 실체 [나 대상(artha)29)]의 [수많은] 양태(paryāya)에 대해 다양한 관점(naya)30)에 의거하여, 대상과 말(vyañjana=śabda), 활동(yoga)에서 다른 활동으로 이동(saṃkramaṇa)하는 것이 1단계 [순수]명상이다.31)

    첫 단계에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한 가지 실체의 기원, 유지, 소멸등의 양태를 고찰한다. 의식은 언어와 대상, 대상과 언어, 언어와 언어 사이를 오가는 집중 관찰을 통해 대상의 실체를 다각도로

    이해한다.32)

    활동에서 자유로운 [일체지]자를 위한 것이다.” ekatriyogabhājām ādyaṃ syād aparam ekayogānām/ tanuyogināṃ tṛtīyaṃ niryogānāṃ caturthaṃ tu// YŚ 11.10.

    29) dravya = arhta = paramāṇu(atom), ātman등. SV 9.6 참조.30) 다양한 관점들(naya)와 그들의 하위 타입들은 TS 1.34-35 참조.31) ekatra praryāyāṇāṃ vividhanayānusaraṇaṃ śrutād dravye/

    artha-vyañjana-yogāntareṣu saṃkramaṇayuktaṃ ādyaṃ tat// YŚ 11.6.32) Tatia(1980) p. 291.

  • 154 ∙ 印度哲學 제57집

    헤마찬드라는 이때 마음의 이동성때문에 안정성이 아직은 없지

    만 한 대상에 집중하는 2단계 순수명상부터는 명상성(dhyānatva)이 유지된다고 말한다.33) 그러나 1단계 순수명상의 성취는 다음단계를 위한 필요한 자질을 갖추도록 해준다.34) 이제 2단계 순수명상에서는 한 양태에 관해 집중하고 있으므로

    고전요가의 상야마(saṃyama)의 3단계 중 명상(dhyāna) 및 삼매(samādhi) 단계에 해당된다.35)

    [마음이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한 가지 언어적 상징에서 다른 것으로, 한 가지 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 움직이지 않은 채 한 가지 [양태에 집중하는 순수명상의 2단계]이다.36)

    2단계 순수명상은 1단계와 달리 ‘언어-대상-활동’사이의 非이동성(asaṃkramaṇa)을 특징으로 하며, 마치 불꽃이 무산소의 진공

    33) “실로 대상-언어-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의 이동으로부터 어떻게 마음의 안정이 있겠는가? 그리고 그 [마음의 안정성]이 없는데 어떻게 명상성이 있는가? 말하겠다. 한 실체의 대상에 마음이 안주할 수 있으므로, 명상이 유지된다.” nanu artha-vyañjana-yogāntareṣu saṃkramaṇāt kathaṃ manaḥsthairyam? tadabhāvācca kathaṃ dhyānatvam? ucyate-ekadravyaviṣayatve manaḥsthairyasaṃbhavād dhyānatvam aviruddham// SV 11.6.

    34) “수행자(yogin)가 다양한 [관점]과 관련하여 [순수명상을] 강렬하게 수행할 때, 그는 실제로 [대상의 양태와] 관련된 [2단계 순수명상을 행하는데] 필요한 자질을 갖게 된다.” iti nānātve niśitābhyāsaḥ saṃjāyate yadā yogī/ āvirbhūtātmaguṇas tadaikatāyā bhaved yogyaḥ// YŚ 11.17.

    35) 상야마에 관해서는 요가수트라 3장 참조. 고전요가의 상야마는 대상에 대한 집중이 시작되어 완성되어가는 연속적인 일련의 명상 과정을 3단계로 구분한 것이지만, 각 단계의 특징이 있다. dhāraṇā(집중)-dhyāna(명상)-samādhi(삼매)에서 집중 단계는 아직 한 대상에 안착하지 못한 마음의 이동성이 있지만, 명상에서는 대상에 대한 몰입이 시작되어, 삼매에 이르면 한 대상에 완전히 몰입되어가는 유상삼매-무상삼매로 나아간다. 특징적으로 자이나 요가론에서는 samādhi라는 용어가 거의 쓰이지 않으며, dhyāna로써 이 3단계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순수명상의 각 단계에서 samādhi의 층차를 고찰해볼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지면관계상 이런 내용은 간략히 언급하는데 그칠 것이다.

    36) YŚ 11.7 참조.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55

    상태에서 고요하게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 비유된다.37)

    2) 2단계 순수명상의 완성과 일체지자

    2단계 순수명상은 한 대상에 몰입하고 있는 유상삼매(有想三昧, samprajñāta-samādhi)와 같다고 보이는데, 그 원리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마치 숙련된 만트라 수행자가 만트라의 힘을 통해 온 몸에 퍼진 독을

    [독사에게] 물린 곳으로 모으듯이, [수행자의] 마음은 점점 三界의 모든 대상을 함께 모은다. 마치 타오르는 불이 장작더미를 태우고, 결국 많은 장작이 사그라드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마음은 [감각 인상의 형태인 연료가] 소멸될 때 함께 사라진다.38)

    그런데 1단계 순수명상이 고전요가 상야마의 집중(dhāraṇā)단계와 다른 점은 의도적이고 주체적으로 대상의 다양한 측면에 관

    해 사유 집중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양한 대상(양태)을 의도적으로 관찰 집중하는 1단계는 2단계에서 만트라 행자가 온 몸에 퍼진 독을 모으듯이 뒤 한가지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바탕이 된

    다. 2단계의 집중 과정은 심리적 카르마를 주체적으로 빠르게 소

    37) “마음을 실체의 기원, 유지, 소멸과 같은 양태 중 한 가지에 고정하고, 밀폐된 곳에서 불꽃이 유지되듯이 안정적으로 명상하는 것이 ekatvavitarkāvicāra로 불리는 2단계 순수명상이다.” uppāya-ṭhiī-bhaṃgāiāṇa egammi pajjāye/ aviyāramatthavaṃjaṇajogaṃtarao tayaṃ bīyasukkaṃ/ puvvagayasuyālaṃbaṇamegattaviyakkamaviyāraṃ// Dhyānaśataka 79-80.

    38) utpādasthitibhaṅgādiparyayāṇāṃ yad ekayogaḥ san/ dhyāyati paryayam ekaṃ tat syād ekatvam avicāram// YŚ 11.18.trijagadviṣayaṃ dhyānād aṇusaṃsthaṃ dhārayet kremeṇa manaḥ/ viṣam iva sarvāṅgagatam mantrabalān māntriko daṃśe// YŚ 11.19.apasāritendhanabharaḥ śeṣaḥ stokendhano ‘nalo jvalitaḥ/ tasmād apanīto vā nirvāti yathā manas tadvan// YŚ 11.20.마음의 지멸, 정화와 일체지(sarvajñāna)의 획득에 대해서는 YŚ 12장, Qvarnström(2003) 참조.

  • 156 ∙ 印度哲學 제57집

    진시킬 수 있다. 그것은 장작더미와 함께 타는 불로 묘사된다. 2단계 순수명상이 완성되면서 “결과로서 수행자의 왕에게는 타

    오르는 명상의 불이 밝게 빛나면서, [4종] 장해업이 한 순간에 용해된다. 지식의 장해업, 직관의 장해업, 미망업, 방해업은 모두 [순수명상의 결과] 소멸해버린다.”39)고 한다. 명상의 불은 카르마, 특히 영혼의 본성인 일체지의 현현을 가로막는 4종 장해업(ghāti-karman)을 태워버린다. 복잡한 자이나의 카르마론은 크게 4종 장해업과 4종 非장해업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순수 영혼의 본성을 막기 때문에 이것이 제거될 때, 일체지가 현현한다.40)

    2단계 순수명상이 완성될 때 즉, 4종 장해업이 소멸하면서 일체지자가 발현하고, 이 단계는 구나스타나 13단계의 일체지자(sayoga-kevalin)가 된 상태이다. 13단계는 아직 활동성을 지닌 독존자(일체지자) 상태이다.장해업이 근절된 자는 이제 독존자(kevalin=일체지자)가 되어

    일체의 지식와 직관을 얻는다.41) 그는 우주뿐 아니라 바깥측 非세계의 허공계(āloka-ākāśa)까지 있는 그대로 완전히 보고 안다.42) 이에 대해 Shah는 영혼의 본성인 순수의식(cetanā)이 업물질에서

    39) jvalati tataś ca dhyānajvalane bhṛśam ujjvale yatīndrasya/ nikhilāni vilīyante kṣaṇamātrād ghātikarmāṇi// YŚ 11.21jñānāvaraṇīyaṃ dṛṣṭyāvaraṇīyaṃ ca mohanīyaṃ ca/ vilayaṃ prayānti sahasā sahāntarāyeṇa karmāṇi// YŚ 11.22. TS 6.11-26, 8.7-4.

    40) 자이나 카르마론에 관해 Glasenapp(1942), Jaini(1979) p. 220-260 참조. 41) 자이나 인식론에서 구분하는 직관과 지식의 구분 여부는 판단이다. 직관은

    판단없는 알아차림의 인식으로서 대상의 비결정적(anākāra)인 일반성을 지각하지만, 지식은 여기에서 나아가 결정된 속성인 특수성(sākāra)을 파악한 판단인식이다. Shastri(1990) p. 428. 참조. “[자이나] 성전에서 직관(darśana)는 [사물의 특수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일반성을 파악하는 인식이다.” yat sāmānyaṃ grahaṇaṃ bhāvānaṃ naiva kritvā ākāraṃ/ aviśeṣayitvā arthān darśanaṃ iti bhaṇyaate samaye//Dravyasaṃgraha 43.

    42) saṃprāpya kevaljñānadarśane durlabhe toto yogī/ jānati paśyati tathā lokālokaṃ yathāvastham// YŚ 11.23.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57

    해방되어 본래적인 진동(yoga, 활동, 리듬)을 회복하면 무한한 에너지와 희열의 상태로 진동한다고 설명한다.43)

    3. 3-4단계 순수명상과 일체지자의 무여열반

    2단계가 완성되면서 연료와 함께 불타서 재가 되듯이 마음(manas)이 사라진 동시에 일체지가 현현한 독존자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설법 등의 타인을 돕는 활동을 함으로써 남은 非장해업을 소멸해간다. 앞서 말했듯이 일체지자 가운데 구제활동을 하는 자를 따로 티르탕카라라고 하는데, 일체지자가 구제활동을 안하더라도 남은 업(4종 非장해업)은 자연스럽게 소멸되어 간다. 이 때의 일체지자는 카르마가 남은 ‘유여열반자’라고 부를 수 있다.그런데 죽음에 임박한 일체지자가 행하는 명상이 3, 4단계 순수

    명상이다. 특히, 수명이 48분 이하로 남을 때 즉시 3단계 순수명상을 행해야 하는데,44) 이는 바로 일체지자 유출이다. 4종 장해업인 감수업, 수명업, 명칭업, 종성업 중에서 감수업이 수명업보다 더 많을 때는 일체지자 유출이 필요하다.45) 수명업보다 이 세계를 경험하는 감수업이 더 많이 잔존하면 윤회의 원인이 되므로 이번

    생에 카르마를 모두 지멸시켜 윤회를 종식시키기 위해서 유출을

    행한다.일체지자 유출46) 방법은 간략히 말하면, 자신의 영혼을 신체 밖

    43) Shah(2004) pp. 117-118.44) saṃpannakevalajñānadarśano ‘ntarmuhūrutaśeṣāyuḥ/ arhati yogī dhyānaṃ

    tṛtīyam api kartum acireṇa// YŚ 11.49.45) “[그러나] 만약 [3종의] 다른 [비장해(aghātīya)]업인 감수업(vedanīya),

    명칭업(nāma), 종성업(gotra)이 수명업보다 많다면, [3단계 순수명상을 행했을지라도] 수행자는 [수명업을 감소시켜 4종 非장해업을] 똑같이 만들기 위해 일체지자 유출(samudghāta)을 행해야 한다.” āyuḥkarmasakāśād adhikāni syur yadānyakarmāṇi/ tatsāmyāya tadopakarmeta yogī smudghātam// YŚ 11.50.

  • 158 ∙ 印度哲學 제57집

    으로 유출시켜 전 우주로 이동하여 확장하고 채우는 것이다. 일종의 유체이탈과도 유사한 의식적인 기법인 포와('pho ba)는 티벳밀교에서 성행했으며, 인도의 탄트라 요가에서 발달한 요기의 의식전이 기법인 우트크란티(utkrānti)의 티벳역이다.47) 주목할 점은 순수명상의 3단계에 적시된 일체지자 유출이 일체

    지자의 무여열반을 위한 기법이라는 점이다. 유출의 기법은 YŚ에 상세하지만 간략히 설명하면, 영혼의 일부(jīvapra-deśa)를 4차례에 걸쳐 점, 막대, 문, 휘젓는 막대의 형태로 확장시켜 신체 밖으로 빼내고, 반대 순서대로 4차례에 걸쳐 신체로 되돌아오는 기법이다.48) 이 과정을 통해 일체지자의 미세신체에 남아있는 세계를 경험하는 감수업이 소멸된다. 영혼 일부가 신체 밖 우주로 이동하고 확장되는 상태는 젖은 옷감과 같은 영혼을 넓게 펴서 빨리 마

    르도록 한다고도 비유된다.49)

    그리고 3단계 순수명상에서 행하는 또 다른 명상이 있다. 이때 수행자(일체지자)는 스스로 미묘한 모든 작용(신체적, 언어적, 심리적) 작용(yoga)을 모두 제어하여 중단시킨다.

    뛰어난 [수행자]가 불가사의한 힘으로 신체의 조대한 작용을 중지할 때, 그는 바로 조대한 언어적 정신적 작용을 그친다. 그는 미묘한 신체적 작용을 통해 조대한 신체적 작용을 제어하고, [조대한 신체적 작용이] 소멸되지 않고 지속하기 때문에, 미묘한 신체적 작용을 제어할 수 없다. 일체지자는 미묘한 신체적 작용을 통해 미묘한 심리적, 언어적 작용을 제어한다. 그 후에 그는 미묘한 신체적 작용마저 없어질[때까지 신체의] 미묘한 작용

    46) 자이나교에서 유출은 일체지자 뿐 아니라 수행자 및 일반인에게도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다양한 유출 현상을 열거하고 있다. 양영순(2019) p. 242ff 참조.

    47) 자이나 고대부터 성행한 일체지자 유출이 지닌 이러한 측면에 대해서는 차후 중요한 연구 과제가 될 것이다.

    48) YŚ 11.52. SV 11.52는 영혼이 유출하는 각 순간에 미세신체와 조대신체와의 관계를 설명한다.

    49) TS에 대한 우마스바티의 자주(自註) 9.41 참조.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59

    에 대한 [3단계 순수]명상을 수행한다.50)

    이 3단계 순수명상은 언어적, 정신적 작용을 제어하여 정지시킨 후 스스로 미묘한 신체적 작용(호흡등)까지 중단시킬 때까지 지속된다. 이제 다음의 4단계에는 어떤 작용도 없는 비활동(ayoga)의 상태에 있다.

    [모든] 활동(yoga)을 억제한 뒤에 곧바로, 비 활동의 상태가 초래되고, [남아 있는 미세한 신체 작용이 중지하면서] 일체지자의 4종 非장해업은 불가역적으로 지멸된다. [이것이 4단계 순수명상이다.]51)

    4단계 순수명상 상태에 진입한 비장해업까지 모두 지멸된 활동성이 없는 일체지자는 이제 구나스타나 제14단계에 있는 ayo-ga-kevalin이라고 불리운다. 즉 활동성이 지멸된 독존자(일체지자)인 것이다.그럼에도 마지막으로 4단계 순수명상에서 행하는 미세하고 날

    카로운 명상이 남아있다. 혹시나 남았을지 모를 남은 4종의 비장해업을 모두 떨구어 내는 마지막 명상법이다.

    일체지자가 일단 [수메르 산의] 바위 같은 이 상태에 도달하면, 감수, 수명, 운명, 신체 및 가문과 [관련된 카르마] 전체를 다섯 가지 단 모음[=a,i,u,ṛ,ḷ]을 발음할 만큼 짧은 시간 동안 떨쳐버린다.52)

    50) śrīmān acityavīryaḥ śarīrayoge ‘tha bādare sthitvā/ acirād eva hi niruṇaddhi bādarau vāṅmanasayogau// YŚ 11.53.sūkṣmeṇa kāyayogena kāyayogaṃ sa bādaraṃ rundhyāt/ tasminn aniruddhe sati śakyo roddhuṃ na sūkṣmatanuyogaḥ// YŚ 11.54.vacanamanoyogayugaṃ sūkṣmaṃ niruṇaddhi sūkṣmatanuyogāt/ vidadhāti tato dhyānaṃ sūkṣmakriyam asūkṣmatanuyogam// YŚ 11.55.

    51) tadantaraṃ samutsannakriyam āvirbhaved ayogasya/ asyānte kṣīyante tv aghātikarmāṇi catvāri// YŚ 11.56.

    52) laghuvarṇapañcakodgiraṇatulyakālām avāpya śaileśīm/ kṣapayati yugapat

  • 160 ∙ 印度哲學 제57집

    이제 4단계 순수명상이 완성되면서 어떤 카르마도 남지 않으므로, 무여열반(無餘涅槃)을 성취한다. 즉, 무여열반의 일체지자인 것이다. 그는 14단계 구나스타나에서 모든 종류의 신체에서 벗어나 성취자의 영역(siddhi-kṣetra)에 마치 업물질에서 풀려나온 빈병처럼 상승한다.53) 이제 순수명상의 과정과 일체지 발생 및 일체지자의 무여열반

    기법으로서의 관계 등을 표로 간략히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순수명상과 일체지(자)의 관계

    parito vedyāyurnāmagotrāṇi// YŚ 11.57. Praśamaratiprakaraṇa 284-286, 287-289, 290, 293-295.에서 해탈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기술이 나타나는데 YŚ 11.57, 58, 59 61에 나타난 내용과 유사하다.

    53) audārikataijasakārmaṇāni saṃsāramūlakaraṇāni/ hitveha ṛjuśeṇyā samayenaikena yāti lokāntam// YŚ 11.58.lāghavayogād dhūmavad alāhuphalavac ca saṅgaviraheṇa/ bandhanavirahād eraṇḍsavac ca siddhasya gatir ūrdham// YŚ 11.60.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61

    Ⅳ. 탄트라적 일체지자 명상

    1. 탄트리즘의 유입과 자이나 탄트라 명상

    인도에서 6-7C경부터 시작되어 14-18C까지 발전되고 지속한 탄트리즘의 대유행은 자이나교에도 예외없이 영향을 끼쳤다. 물질과 영혼의 이원론에 기반하여 금욕적인 수행주의를 표방하는 자

    이나교와 달리 탄트리즘은 성과 속, 절대와 현상을 일원(一元)화시키고, 물질적 신체 및 쾌락에 신성을 부여하는 독자적인 개성을 가지므로 둘은 근본적으로 융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시대의 물결과 대중의 요구에 응해야 할 종교적 과제에 따라

    자이나교도 탄트리즘을 직면하고 수용하게 된다.마하비라 사후에 자이나교는 공의파와 백의파로 분열되었는데,

    공의파의 지파(支派)이자 그 자체로 큰 세력을 형성한 야파니야파(Yāpanīya派)에서 특히 탄트리즘에 개방적으로 반응하고 수용했다. 야파니야파 외에도 공의파의 고행자들이 쉬바교의 나타파(Nātha派)와 신상이나 사원뿐 아니라 서로의 수행법과 교의까지 공유했다는 증거가 역력하다.54) 여성의 해탈가능성을 부정하고, 나체고행 등을 고수하는 엄격한 공의파가 백의파보다 탄트리즘에

    개방적이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한편 백의파는 공의파에 비해, 탄트리즘과 탄트라 요가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거나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8-9C 백의파 하리바드라의 Yogadṛṣṭisamuccaya(요가견지집성)는 당대 수행에 대한 자이나교의 판석(判釋)을 잘

    54) 양영순(2019)의 「쉬바파 나타파와의 영향관계」 p. 98ff 참조.

  • 162 ∙ 印度哲學 제57집

    보여주는데, 특히 당시의 탄트라 요가에 대한 인식과 비판을 분명히 보여준다. 하리바드라는 탄트라 요가파인 쿨라派의 수행에 대한 깊은 관심과 함께 가차없는 비판을 가하여, 좌도탄트라 및 희생제의 등을 부정한다. 하리바드라는 본 텍스트에 쿨라파에 대해 비판하는 이유가 바로 영적으로 길을 잃은 자들을 돕기 위해서라

    고 말하는데,55) 당대 탄트라 수행에 대한 관심과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12C의 탄트리즘은 이제 완전히 융성해졌기 때문에 헤마

    찬드라의 YŚ에는 6-7C부터 시작되어 발전해온 당대의 탄트라 요가가 자이나 수행론에 유입되고 변용된 총체를 드러낸다. 쉬바파가 득세하던 시대에 헤마찬드라가 쿠마라팔라 왕의 국사가 된 덕

    분에 자이나교가 국교로 지정된 14년간은 짧은 자이나교의 황금기였다. 헤마찬드라가 YŚ를 지어 쿠마라팔라 왕에게 제출할 때, 당대의 왕조와 대중에게 익숙하고 유행했던 쉬바파의 수행을 충

    분히 반영해야했다. 헤마찬드라는 왕을 설득하여 백의파의 학승이자 국사로서 공식적으로 살생을 행하는 희생제의와 음주 등의 비

    윤리적 행위를 국가적으로 금지시켰지만, 개인적으로는 왕과 국가를 위한 탄트라적 의례를 거행했다56)는 점에서 시대적 조류에 물

    든 자이나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YŚ는 전통적인 자이나 수행론과 요가 명상 뿐 아니라 당대 탄

    트라 요가를 종합하고 있으므로, 이는 자이나교에 유입된 탄트라 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텍스트이다.57)

    YŚ에 나타난 탄트라적 명상은 크게 3가지이다.58) ① 탄트라 요55) Yogadṛṣṭisamuccaya 66-85.56) 양영순(2019)의 「자이나교에 스며든 탄트리즘의 영향」 p. 85ff 참조.57) 물론 YŚ 직전 11C 공의파의 수브하찬드라(Subhacandra)가 지은 Jñānārṇava에

    도 탄트라 요가의 체계적인 자이나적 변용이 나타나며, 이를 헤마찬드라가 계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세한 내용은 양영순(2019) p. 108ff 참조.

    58) 관련 내용은 양영순(2019) p. 179ff 참조.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63

    가(YŚ 5장): 탄트라적 프라나야마 기법, 죽음의 징조 파악, ② 나타파에서 유래한 아마나스카요가(Amanaskayoga, YŚ 12장) ③ 탄트라적 다르마 명상(YŚ 7-10장): 핀다스타 명상, 만트라 명상, 일체지자(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 이 가운데 본 논문에서 주목하여 고찰할 일체지자 명상은 YŚ

    9-10장에 상설되어 있으며 YŚ에서 ‘탄트라적 다르마 명상’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이하에서 고찰할 것이다. 그 전에 간략하게 일체지자와 관련된 또 다른 명상으로서 成일체지자 만트라(sarvajñābha-mantra)인 “oṃ śrīṃ hrīṃ arhaṃ namaḥ”은 “일체지자인 바가반과 완전히 동등성을 주는 위대한 효과를 지닌” 만트라로 28종의 파다스타 명상(만트라 명상)에 속해있다.59) 이 만트라의 염송만으로도 일체지자와 동등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은

    점진적인 구나스타나 단계를 거쳐 순수명상에서야 일체지를 얻을

    수 있는 전통적인 엄격성에 비하면 너무나 대중적이고 접근하기

    쉬워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탄트라적 일체지자 명상을 고찰하면서 그 특징을 살펴보자.

    59) “해탈의 행복을 주는 15 음절의 Vidyā[oṃ a-ra-haṃ-ta sid-dha sa-yo-gi-ke-val-lī svā-hā]에 명상을 해야하고, 일체지를 주는 成일체지자 만트라(sarvajñābha-mantra)인 [oṃ śrīṃ hrīṃ arhaṃ namaḥ]를 기억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일체지자인 바가반과 완전히 동등성을 주는 이 [sarvajñābhamantra의 위대한] 효과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 muktisaukhyapradāṃ dhyāyed vidyāṃ pañcadaśākṣarām/ sarvajñābhaṃ smaren mantraṃ sarvajñānaprakāśakam// YŚ 8.43.vaktuṃ na kaścid apy asya prabhāvaṃ sarvataḥ kṣamaḥ/ samaṃ bhagavatā sāmyaṃ sarvajñena bibharti yaḥ// YŚ 8.44.

  • 164 ∙ 印度哲學 제57집

    2.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rūpastha-rūpavarjita-dhyāna)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은 지나(Jina)인 티르탕카라 즉, 구제활동을 하는 일체지자를 관상하고 명상하는 것이다. 티르탕카라의 형상은 백의파중 존상 숭배파인 무르티푸자카(Mūrtipūjaka)派의 기도와 명상의 주된 대상이다.

    지나(=일체지자)의 모습이나 형상(rūpa)에 의거하여(stha) 그것을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rūpastha 명상이라고 하고, 그 형상이 없는(varjita) 단계는 루파바르지타 명상이라고 한다. 헤마찬드라가 지은 24대 티르탕카라를 위시한 자이나 성현의

    설화를 집성한 63위인전(Triṣaṣṭiśalākāpuruṣacaritra)에는 승리자(=일체지자)에 대한 찬가60)는 승리자의 “형상을 대상으로(rūpastha) 집중하고, 직접 명상하는 자들에게 인간으로 현현”한다고 말한다. 일체지자의 형상에 명상할 때 ‘인간으로 현현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이제 이하의 루파스타 명상과 루파바르지타

    명상을 고찰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

    1) 루파스타 명상: 일체지자의 외적 형상 관상 및 명상

    루파스타 명상은 지나(일체지자)의 다양한 외적 형상을 눈앞에서 보듯이 생생하게 떠올려서 관상하는 것이다. 지나의 형상은 34종의 초월적 자질(atiśaya)로 묘사된다.

    60) “오늘날 인간으로 나투신 당신은 가르침을 원하는 해탈가능자(bhavyas) 모두에게 호의를 베푸십니다. 오 당신은 존귀한 분이며, 위대한 영혼이십니다! 당신의 형상을 대상으로(rūpastha) 집중하고, 직접 명상하는 자들에게 인간으로 현현하십니다.” Triṣaṣṭiśalākāpuruṣacaritra 1.371 n. 409, 3.178. Qvarnström(2012) p. 272.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65

    얼굴을 해탈의 여신과 마주하고 있고, 모든 업(카르마)을 파괴하며, 4개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고, 달 디스크처럼 환히 빛나는 세겹 우산으로 장엄되어 있으며, 태양보다 밝은 아우라를 지니고서, 신성한 반구형의 케틀북에서 나는 소리로 일체지자의 우주적 주권의 획득을 축하한다. 그[일체지자]는 검은 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울리는 아쇼카 나무 밑 사자 목덜미에 앉아있다. [양쪽에서] 요정이 부채질하며, 그의 발톱은 그를 향해 절을 하는 신과 악마들의 머리에 박힌 보석빛으로 빛난다. 그의 앞에 모인 청중들이 있는 깨끗한 땅은 무수한 천상의 꽃으로 가득하고, 그의 맑은 음성은 그 앞에 적의 없이 함께 앉아있는 맑은 목의 사슴 무리, 코끼리, 호랑이에게 스며든다. 그는 신성한 설법장에 앉은 주(主)이고, 지고한 존재이다. 34종의 초월적 자질을 지닌 그는 일체지를 지닌 채 방사하고 있다. 아라한(arhat=일체지자)의 [이러한 외적] 형상을 대상으로 하는 명상은 루파스타 명상(rūpasthadhyāna)이라는 명상을 수련하는 한 방법이다.61)

    34종에 달하는 이상의 모습과 자질은 불교에서 말하는 붓다의 32상 80종호에 비견할만하다.62) 그러나 루파스타 명상은 다양한 형상이 의미하는 본성에 대한 명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루파스타

    61) mokṣaśrīsammukhīnasya vidhvastākhilakarmaṇaḥ/ caturmukhasya niḥśeṣabhuvanābhayadāyinaḥ// YŚ 9.1.indumaṇḍalasaṃkāśacchatratritayaśālinaḥ/ lasadbhāmaṇḍalābhogaviḍambitavivasvataḥ// YŚ 9.2. divyadundubhinirghoṣagītasāmrājyasaṃpadaḥ/ raṇaddvirephajhaṅkāramukharāśokaśobhinaḥ// YŚ 9.3.siṃhāsananiṣaṇṇasya vījyamānasya cāmaraiḥ/ surāsuraśiroratnadīprapādanakhadyuteḥ// YŚ 9.4.divypuṣpotkarākīrṇāsaṅkīrṇapariṣadbhuvaḥ/ utkandharair mṛgakulaiḥ pīyamānakaladhvaneḥ// YŚ 9.5.śāntavairebhasiṃhādisamupāsitasannidheḥ/ prabhoḥ samavasaraṇasthitasya parameṣṭhinaḥ// YŚ 9.6.sarvātiśayayuktasya kevalajñānabhāsvataḥ/ arhato rūpam ālambya dhyānaṃ rūpastham ucyate// YŚ 9.7.

    62) 헤마찬드라는 Abhidhānacintāmaṇi 1.57-64에서도 승리자의 34종 자질(atiśaya)를 열거하고 있다.

  • 166 ∙ 印度哲學 제57집

    명상의 두 번째 단계는 이하와 같다.

    만약 순수한 마음을 지닌 자가 탐진치라는 불쾌한 조건으로 오염되지

    않고, 고요하고, 고귀하며, 마음이 안정된 [지나(Jina)의] 길상한 모든 특징을 지니고서, 非자이나교도에게 알려지지 않은 요가무드라(yogamūdra)를 취하면서, 희열로 가득찬 마음과 [미동도 없는] 그 눈에서 놀라운 은총의 빛이 뿜어나오는, 지나王의 모습이 지닌 본성에 관해 명상한다면, [수행자는] 루파스타 명상을 갖추게 된다.63)

    루파스타 명상은 형상에 대한 관상과 형상이 지시하는 본성에

    관한 명상이라는 두 단계로 구성된다. 앞서 헤마찬드라는 SV 9.13에서 “자아가 어떤 대상과 연결되든, 마치 보석이 가까이 있는 대상의 형상을 비추듯이, 그 대상과 동일해진다.64)”고 했듯이 명상은 대상과의 합일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일체지자의 길상한 형상과 자질에 집중함으로써 상서로운 특질을 자신의 마음에 구유

    (具有)하기 시작한 수행자는 자이나 요가무드라65)를 행하며 루파스타 명상을 심화시킨다. 루파스타 명상의 두 번째 단계는 34종의 외적 형상이 아니라 이것이 지시하는 본성에 초점을 이동한 상태

    로서, 다음의 루파바르지타 명상의 사전 단계로서 기능한다. 수행자는 이윽고 자신을 일체지자가 된 것과 같이 생각하고 느끼게 된

    다.

    63) rāgadveṣamahāmohavikārair akalaṅkitam/ śāntaṃ kāntaṃ manohāri sarvalakṣaṇalakṣitam// YŚ 9.8.tīrthikair aparijñātayogamudrāmanoramam/ akṣṇor amandam ānandaniḥsyandaṃ dadad adbhutam// YŚ 9.9.hadhyānavān bhavet// YŚ 9.10.

    64) yena yena hi bhāvena yujyate yantravāhakaḥ/ tena tanmayatāṃ yāti viśvarūpo maṇir yathā//SV 9.13.

    65) 이 자이나 요가무드라는 손가락들을 맞물려 깍지 낀 상태로 팔꿈치를 복부 옆에 놓고 두 손이 결합한 자세이다.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67

    [이와 같이 두 종류의 루파스타 명상] 수행을 한 수행자는 [지나의 본성과] 동일한[상태를] 획득하고, 마치 그가 일체지자가 된 것과 같이 스스로를 분명하게 보고, 생각한다.“나는 바가반이며 일체지자인 그이다.66)”이러한 방식으로 그는 [자신을] 모든 것을 아는 자와 같이 생각하는 [지나와의] 동일성에 도달한다.67)

    수행자가 명상대상인 일체지자와의 동일성에 도달하면서 자신

    을 일체지자와 같다고 여긴다는 YŚ 9.11-12의 이 구절은 이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이 ‘일체지자 명상’인 근거가 된다.

    2) 루파바르지타 명상: 일체지자의 내적 본성 명상 및 합일

    루파스타 명상 1단계는 일체지자의 34종 외적 형상에 대한 관상이고, 루파스타 명상 2단계는 일체지자의 내적 본성에 대한 명상이라면, 이 루파바르지타 명상은 일체지자의 내적 본성과의 합일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관상 ⇨ 명상 ⇨ 삼매 로 진행되는 과정이다. 두 단계, 더 자세히는 세단계로 구성된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은 각자 구별된 명상이 아니라 연속적인 하나의 명상인

    것이다. 루파바르지타(rūpavarjita)의 varjita는 ‘~이 포기된, ~이 없는, ~

    이 결여된’을 뜻하므로 루파바르지타 명상은 無형상의 명상이다.

    형상이 결여되어 있고, 의식의 본성과 지복을 지니며, 지고한 영혼과 동일하고, 완전하고 순결한 [티르탕카라의 내적 본성에 대해] 명상하는 것이 루파바르지타(rūpavarjita) 명상이다.68)

    66) YŚ 8.6-17.67) yogī cābhyāsayogena tanmayatvam upāgataḥ / sarvajñībhūtam ātmānam

    avalokayati sphuṭaṃ// YŚ 9.11.sarvajño bhagavān yo 'yam aham evāsmi sa dhruvam/ evaṃ tanmayatāṃ yāti sarvavedīti manyate// YŚ 9.12.

    68) amūrttasya cidānandarūpasya paramātmanaḥ/ nirañjnasya siddhasya

  • 168 ∙ 印度哲學 제57집

    루파바르지타 명상은 34종 형상이 아니라 일체지자의 순수한 영혼의 본성에 대한 명상이면서 그 대상에 합일되는 과정이다.

    만일 요가행자(yogi)가 그의 의지처로서 [지나의] 내적인 본성을 지니고, 지속적으로 이와 같이 명상한다면, 그는 그 [내적인 본성]과 동일성을 얻는데, 그것은 대상과 주체 [사이의 분리]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어떤 방법 없이도 [수행자] 스스로 그 [내적인 본성]에 합일되어, 아마도 명상가와 명상[과정] 간에 이원성이 없이 명상 대상과의 동일성을 얻을 것이다.69)

    일체지자의 내적본성은 곧 순수 영혼의 본성이며, 이는 무한한 의식성의 현현인 일체지, 무한한 희열, 무한한 에너지, 무한한 평화로 나타난다.70) 앞서 자이나교에서 실체는 내적 본질인 본성(guṇa)와 외적인 양태(paryāya)로 구성된다고 했는데, 34종 외적 특질이 양태에 해당한다면 순수 영혼의 본성이 곧 본성에 해당한

    다.일체지자의 내적 본성에 대한 명상이 완성되는 삼매에서 내적

    본성과 동일해지는 합일이 발생한다. 삼매 즉, 합일의 상태에서는 명상의 주체와 대상이 분리되는 근원적 분리가 초월된 비이원성

    의 상태에 있다. 이것이 명상이 완성된 상태이다. 이는 고전요가에서 명상의 과정을 일컫는 상야마인 dhāraṇa(집중)-dhyāna(명상)-sāmadhi(삼매)에서 마지막 삼매단계 가운데에 유상삼매(有想三昧, saṃprajñā-sāmadhi)의 마지막 단계 및 무상삼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71) 그렇다면 루파스타 명상은 앞의 집중과 명상

    dhyānaṃ syād rūpavarjitam// YŚ 10.1.69) ity ajasraṃ smaran yogī tatsvarūpāvalambanaḥ/ tanmayatvam avāpnoti

    grāhyagrāhakavarjitam// YŚ 10.2.ananyaśaraṇībhūya sa tasmin līyate thatā/ dhyātṛdhyānobhayābhāve dhyeyenaikyaṃ yathā vrajet// YŚ 10.3.

    70) Shah(2004) pp. 117-118.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69

    및 초기 초기의 삼매에 해당할 것이다.헤마찬드라는 이어서 YŚ 10.4에서 이 합일 상태를 sa-

    marasī-bhāva 즉, 일미(一味)의 상태이자 하나로 만드는 동일화의 작용(ekī-karaṇa)이라고 설명한다.

    이 특별한 ‘일미의 상태’는 동일화의 작용이다. 실로 [명상자와 명상과정 사이의] 무구별 때문에(apṛthaktvena), [내적인] 자아는 지고한 영혼에 안주한다.72)

    명상 주체와 대상 및 과정에 더 이상의 간극이 없는 상태에 이

    르면, 자아는 순수 영혼만이 발현하는 지고한 상태에 안주한다. 하나로 만드는 것, 즉 동일화(同一化)의 행위는 명상을 핵심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동일화의 종극은 삼매의 완성이기도 하다. 삼매는 집중대상을 가지는 유상삼매에서 대상이 없는 무상삼매로 나아가

    는데, 이는 바로 루파바르지타 명상과 대응된다. Yogasūtrabhāṣ-ya(요가수트라 주석) 1.18은 무상삼매의 대상은 無와도 같은 실체성이 없는 대상이어야만 심리작용을 정지시키는데 적합하다고 하

    는데73), 바로 물질성(pudgala)과 어떤 형상(rūpa)을 떠나 무한성과 절대성을 지닌 일체지자의 내적 본성이 무상삼매에 적합한 대

    상인 것이다.이렇게 인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명상의 두 차원인 유상

    과 무상의 대비는 이미 8-9C 하리바드라의 Ṣoḍaśakaprakaraṇa

    71) Yogasūtra에 나타나는 삼매론과 자이나 명상론의 비교 고찰은 양영순(2019) pp. 63-80 참조.

    72) so 'yaṃ samarasībhāvas tad ekīkaraṇaṃ matam/ ātmā yad apṛthaktvena līyate pramātmani// YŚ 10.4.

    73) “대상을 지닌 수련은 그것[무상삼매]을 성취하는데 적합하지 않다. [마음작용의] 정지를 일으키는 것은 실체를 갖지 않는 것으로서 [무상삼매의] 기반이 된다.” sālambano hi abhyāsastratsādhanāya na kalpata iti/ virāmpapratyayo nirvastula ālambanīkriyate/ sa ca arthaśūnyaḥ// Yogasūtrabhāsya 1.18.

  • 170 ∙ 印度哲學 제57집

    에서 나타나길, “2종류의 요가가 있다. 하나는 대상(ālambana, 의지처)을 가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지지 않는 것이다.74)”라고 하여 전통적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이제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의 대상과 진행과정을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과 일체지(자)성의 구유(具有) 과정

    3. 불교 탄트리즘의 양차제와 비교

    한편, 루파스타 명상과 루파바르지타 명상은 불교 탄트리즘에서 불보살의 존상을 관상하는 생기차제(生起次第)와 구경차제(究竟次第)에 대응된다. 불교 탄트라 요가를 발전시킨 티벳밀교의 수행은 크게 생기차제(bsKyed rim=생성 과정)와 구경차제(rDzogs rim=완성 단계)로 구분된다.75) 생기차제는 현상세계를 불보살의 만다라 세계로서 관상함으로써, 心身에 불보살의 신성을 침투시키기 위한 단계이다. 구경차제에 대해 좌도 탄트라에서는 성적합일의 요가와 관련하여 발전했지만, 일반적으로는 불보살의 신성을 대상으로서

    74) sālambano nirālambanaś ca yogaḥ paro dvidhā jñeyaḥ/ jinarūpadhyānaṃ khalv ādyas tattattvagas tv aparaḥ //1// Qvarnström(2012) p. 276 참조.

    75) 국내에 불교 탄트리즘(밀교)의 생기차제와 구경차제 혹은 원만차제로 번역되는 양차제의 구분은 불교 고유의 것이 아니라 탄트리즘 일반의 주요한 양차제 개념

    으로서 자이나 및 힌두 탄트리즘의 제 문헌에서도 분명히 언급되는 것이다.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71

    관상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관상대상(불보살)과의 비이원적인 不二의 합일을 성취하여 자신을 불보살의 본성에 안주시켜 현현하는 단계이다.이 두 차제의 목적과 특징은 정확히 루파스타 명상과 루파바르

    지타 명상에 대응되지만, 티벳 밀교에서 탄트라 요가와 결합되어 발전한 반면, 자이나교 문헌에서는 11C 수브하찬드라의 Jñānārṇava 및 12C 헤마찬드라의 YŚ외에 아직은 더 발전한 내용은 찾기 힘들다. 이는 자이나 탄트라가 최근에서야 주목되고 연구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금강승(vajrayāna)을 발전시킨 불교와 비교할 때 자이나 탄트라 요가의 전모와 특징은 아직

    판단할 수 없다.헤마찬드라와 동시대였던 12C 티벳밀교의 거장인 쫑카파가 길

    상비밀집회성취법청정유가차제에서 본존불의 존상을 관상하고 합일하는 대단히 화려하고 정교한 생기차제, 구경차제를 설명한 것76)과 비교한다면 YŚ의 일체지자 명상은 간략하다. 그러나 본고에서 지면관계상 다루지 않지만, YŚ의 탄트라적 다르마 명상 가운데 28종에 달하는 만트라(pādastha) 명상에서 아라한등의 5성현에 대한 탄트라적 요가 명상77)이 다수 있으므로 이를 종합하여

    비교해볼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벳 밀교의 탄트라 요가가 자이나 탄트라 명상에 비해 더욱 정교하게 발전하였음은 분

    명하다.다만,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자이나교의 무형상의 루파바르지

    명상이 성취된 상태에서는 마나스(마음, 일상 의식)이 지멸되었을지라도 순수 영혼의 일체지라는 본성이 분명하게 현현하는 반면

    76) 출팀 깰상 저, 차상엽역(2013) p. 128ff.77) YŚ의 탄트라 명상중 파다스타 명상에 열거된 28종의 만트라 명상에서 신격

    대신에 자이나교의 5성현을 대상으로 하는 5귀의만트라가 매우 다양하게 발전했다. 각주 59), 양영순(2019) p. 187ff 참조.

  • 172 ∙ 印度哲學 제57집

    에, 불교의 구경차제에서 성취된 본존불과의 합일 및 현현에 있어서 공성(空性, śūnyata)이 특히 강조된다는 점이 다르다.

    Ⅴ. 전통적 명상의 연속과 비연속성

    순수명상이 영혼과 물질 이원론에 입각한 엄격한 수행주의를 대표

    하는 자이나 전통의 명상이라면,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은 오히려 불교 탄트리즘의 양차제에 비견될만큼 비자이나적인 이질적인 명

    상이 자이나 명상의 범주에 편입되어 융합된 것이다. 우선 이 두 명상의 특징을 간략하게 비교하여 표로 정리하면 이하와 같다.

    고전과 탄트라적 일체지자 명상의 특징 비교

    자이나 수행론이 기본적으로는 자력적인 점수점오론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외적 대상이 아닌 자신에게 내재한 순수 영혼을 업물질을 점진적으로 정화함으로써 독존시키려는 수행체계이기 때문이다. 순수명상은 구나스타나 10-14단계에 해당되며 업물질의 정화와 관련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73

    되어 설명된다. 한편, 루파스타 루파바르지타 명상은 변용된 타력적인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자이나교에서 신격화된 일체지자를 대상으로 관상하기 때문이다. 궁극의 신성을 발현한 일체지자를 대상으로 관상하고 합일됨으로써 그 대상의 본성이 자신에게 具有되는 것이다. 불교나 힌두 탄트리즘의 다양한 신격이 아니라 일체지자여야하는 이

    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관상 및 합일이라는 명상 작용은 대상과의 동일화(ekīkaraṇa)이므로 명상의 대상은 신성한 존재여야 한다. 여기에 타력적 측면이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헤마찬드라가 이 명상을 ‘탄트라적’이라는 명칭을 붙여 다르마 명상 범주에 포함시켰는데, 다르마 명상은 전통적으로 7-12단계 구나스타나에서 행하는 명상으로서 해탈에 간접적인 명상일 뿐 이를

    통해 일체지를 얻을 수 없지만, 이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으로 일체지성을 구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성을 벗어나 있다. 이질적인 탄트라 명상이 자이나교 명상론에 편입될 때 ‘다르마 명상’ 범주에 포함될 수밖에 없겠지만, 이 역시 전통적 기준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탄트라 수행의 특징은 대중적이고 개방적이며 신속하다는 점에 있

    다. 순수명상이 현 유가에 불가능한 것으로 폐쇄적인 반면,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은 해탈가능한 존재(bhavya)에게 모두 개방되었고, 이는 엘리트적이고 고원한 순수명상론을 보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도 명상론의 일반적인 공식으로서 초월적 깨달음의 지점은 마음

    작용이 소멸될 때이다. 그러나 마음 작용의 소멸에 있어서 그 메커니즘은 두 명상이 다르다.

    순수명상은 모든 심리작용이 한 대상으로 집중되어 삼매의 극점에

    서 대상과 하나된 마음(manas)이 함께 소멸(nirodha)하는 반면, 루파바르지타 명상에서 마음의 소멸은 직접적으로 명시되지 않고 그저 비

    물질적인 일체지자의 본성에 대한 합일을 통해 마음이 용해된다고 우

    회적으로 표현될 뿐이다.이는 지멸과 합일의 방법이라고 대비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전자를

  • 174 ∙ 印度哲學 제57집

    지멸하고 독존하는 無의 길, 후자를 합일되어 현현하는 有의 길이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전자를 슈라마나의 명상 후자를 브라마나의 명상 계열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브라마나의 명상론을 계승하여 발전시킨 탄트리즘의 명상은 현상계를 결코 제거하여 초월하지 않으

    며, 현상계에 절대성을 부여하고 합일시켜 안주하려 하기 때문에 ‘완전한 有’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물질을 모두 지멸시키려는 자이나 명상론은 순수명상 3, 4단계에서 나타나듯이 4종 비장해업을 죽는 순간까지 모두 완전히 소멸시키기 위해 일체지자 유출등의 명상을 강조한다. 이 기법들은 일체지자의 임종시에 행하는 명상이므로 죽음의 명상이자, 일체지자의 무여열반 명상이다. 이 단계의 명상은 고전요가의 삼매론에 따르면 무종자삼매를 완전히 성취하는 기법으로서 루파스타-루파바르지타 명상에서는 결코 언급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이는 카르마를 업물질로 이해하는 자이나교에서 독자적으로 체계화되어 있는 명상론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이 일체지자와의 합일을 성취하여 그 본성을 구유한

    루파바르지타 명상자에게 따로 부가되지 않은 점을 볼 때 전통적 명

    상론과 후대의 이질적인 명상론은 그 내적인 명상론까지 충분히 융합

    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일체지자로의 접근 가능성이 탄트라적 일체지자 명상에서는 대중에게 개방되어 열렸다는 의의가 있

    다.또한 삼매에서 대상의 특징을 구유(具有)하기 때문에 자이나 탄트

    라 요가의 명상대상이 다른 힌두, 불교 탄트리즘에서 화려하게 발전한 각종 신격에 대한 관상이 아니라 주로 해탈한 인간인 일체지자, 아라한, 스승 등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 슈라마나 수행 전통에 있는 자이나 탄트라 명상의 중요한 특징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78)

    78) 탄트라적 일체지자 명상의 연속선에서 5성현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5귀의만트라 명상도 연구해야할 주제이다. 각주 59, 77 참조.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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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stract

    A Study on the Meditation of Sarvajña(Omniscient) in Jainism: From Orthodox Meditation to Tantric One

    Yang, Young Sun(Ph.D. Department of Indian Philosophy, Graduate School of

    Dongguk University)

    Generally schools of Indian religion and philosophy de-scribe the spiritual completion of human beings who have achieved mokṣa with a term sarvajña(omniscient). Among them, the Jains who are atheist and observant of the tradi-tion of practice, call their founder Mahāvīra with this term.

    This paper studies meditation of omniscient in Jain practice system. The scope of this concept is wide and com-plicated, but can be explained with three criteria; 1) medi-tation which causes omniscience to a person, 2) meditation performed by an omniscient, and 3)meditation towards omniscient. With these criteria, the meditation of omniscient in Jainism is sell represented in the Yogaśāstra and au-to-commentary (Svopajñavṛtti) on it by Hemacandra (12th c. CE). This text refers to traditional Pure medi-tation(Śukla-dhyāna) and Tantric meditation (Rūpastharūpa-varjita-dhyāna). Both of them are varieties of omniscientʼs meditation, and the auto-commentary repeatedly explains the former as meditation by an omniscient and the latter as meditation toward form and nature of omniscient.

    The Yogaśāstra is combination of traditional theory of

  • 자이나교의 일체지자(一切知者, sarvajña) 명상 ∙ 179

    practice with Tantric yoga. With this text we can see how Jain meditation system changed under the influence of Tantrism.

    The chapter two of this paper explores the concept of omniscient and omniscience as well as the relationship be-tween omniscient and practice system in Jainism. Chapters three and four will examine the traditional Śukla meditation and Rūpastharūpavarjita meditation, which corresponds to orthodox omniscient meditation and unorthodox one respectively. In chapter five, we will compare two kinds of omniscient meditations.

    The Śukla meditation consists of four stages and when its second stage is completed an omniscience occurs to a yogi. The following third and four stages are practiced by the omniscient. During these stages the characteristics of Jain meditation in pursuit of nirbīja-samādhi clearly manifest themselves. On the other hand, Rūpastharūpavarjita medi-tation do not reflect traditional practice theory. This Tantric meditation accommodates the Tantric yoga system. and here Jain omniscient or Jina is placed as an object of meditation. Therefore, this Tantric meditation on omniscient can be as-sessed to be inconsistent with traditional Jain theory of meditation.

    Keywords: sarvajña, omniscience, meditation of omniscient,śukla meditation, rūpastharūpavarjita meditation,Jain meditation.

    투고 일자: 2019년 12월 8일심사 기간: 2019년 12월 9일~23일게재 확정일: 2019년 12월 28일